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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간 동안에...!! 오영순 2011-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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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duam.onmam.co.kr/bbs/bbsView/57/181148


3시간 동안에...!! 
오민영 2011.04.22




아침 5시 50분.
아!~큰일났다.벌써 시간이...
일찍 일어났어야 했는데 안방 문 을 여니 오늘따라 남편도 정신 없는 한밤중이다.
"여보 빨리 일어나요."
조그맣고 다급한 목소리로 깨우자, 벌떡 일어나 화장실을 향한다.

그사이 얼른 쓰레기를 담아낼 비닐봉지 두개 와 스피아 차키를 꺼내놓고  
"되도록 빨리...6시 30분이나 7시쯤엔 일어 날거야."
"걸레 하나 줘"
"예"
걸레와 비닐봉지를 챙겨 들고 살금살금 나가는 뒷모습을 보며 시간을 다시 본다
무사히 잘 마쳐야 할 텐데....
가슴이 두근거린다.

오늘 9시까지 출근한다 했으니 잘하면 일어 나기전 대충은 일을 마칠 수도 있을텐데
이변이라도 생기어 일찍 일어나거나 갑자기 차에 다녀온다고 주차장을 내려가는
날이면 큰일이다.

어젯밤 오늘아침 조반준비를 마침 다 해놓은 터라 주방에서의 딸그락 소리는 안내도 된다.
컴터 에 앉았지만 음악소리도 맘껏 못내고 볼륨을 낮춘다.
시간을 보니 6시 39분.
어느 정도나 했을까?

성격 꼼꼼한 남편이 또 차분하게 천천히..시간을 잡으면 안되는데...가서 도와줄까?
아니다.
내 슬맆퍼 는 소리가 나는데 예민한 뽀삐랑 강아지 주인이 눈을 뜨기라도 하면 큰일...!
차 안을 먼저 치워야 하는데 혹시라도 들켜서 중단을 할 경우 어느 쪽이 더 시간이
적게 걸릴것인지..
겉은 그래도 손을 대도 크게 뭐라 안하는 녀석 이지만, 안은 더 난리를 칠텐데...

6시 45분.
이제 한 시간이 다 되어가는데, 어느 정도 진전이 됐을까?
아휴!~정말 이건 못할 짓이다. 이런 스릴감은 너무 싫다.

헉!~
금방 무슨 소리가 난듯 한데...다시 조용하다.
다행이다. 애가 방문을 열고 밖에 나오는줄 알았다.
이제 슬슬 일어 날때가 된것 같기도 한데..음악소리를 더 줄인다.
운이 좋아서 끝마칠 때 까지 안 들킨다 해도 나중에 누가 했다고 해야 하나~
아무래도 같은 여자인 엄마가 했다고 하는게 낮겠지.

아이구..저 녀석은 도대체 누굴 닮은 거야~청소도 안 하는 녀석이 누가 해주는 것도 질색이니...
도대체 이게 무슨 짓 인지. 이렇게 심장을 두근거리게 만들면 건강에도 안 좋을텐데...
이제 6시 52분. 여차하면 핸드폰으로 연락을 해준다고 했는데...

제발 막내야 오늘 아침은 늦잠 좀 자거라. 늦어서 아침밥을 못 먹여도 좋다.
오늘만큼은 푸욱~~잘 자거라 이넘의 막둥이 새끼야!!
남편에게 전화로 물어볼까?
아니다. 전화 받을 시간에 조금이라도 더 하게 놔둬야지.

또 뭔가 퍽 소리!
아큭~~
문을 여는 소리.
어쩌나 벌써 나왓네 욘석
저벅저벅 소리.
소리가 제법 크다.

아!
다행히 남편이다.
송글송글 땀이 맻힌채 한 보따리 짐을 들고 온다.
어? 벌써 다했나~
안방으로 들어가고..다시 또 한 보따리...
말끔하게 치워진 안방 침대 옆에 쓰레기 봉지가 두개.
안방욕실로 두 쓰레기 봉지를 옮기려 하니 남편이 말린다.

"왜?..
혹시 안방에 들어올지도 모르잖아"
"그쪽에 놔 두는게 더 안전해."
"방에 들어오면 어쩌려고?"

"이쪽 욕실은 가끔 들어가도 침대 옆엔 잘 안오니 저쪽이 더 나아."
"알았어요.
겉도 닦았어요?"
"아니 우선 속만 했어. 겉은 괞찮아."

바깥도 해야 하는데...시간을 보니 7시.
이제 일어날 시간이 가까웠지만, 설령 들켜도 밖은 괞찮을텐데....
그런데 한 시간 동안 수고한 남편 모습을 보니, 시간에 비해서 너무 수고한 모습이다.
그냥 놔두자.
이따 저녁에 해달라고 하면 되지.

"내가 했다고 할테니 당신은 모른척 해요."
휴!!~~
한숨을 쉬는 남편.
다 큰 자식 뭐라 혼내지도 못하고 이런 007 작전을 펴야하는게 답답한가 보다.

커피 한잔을 들고 텔레비전 을 켜는 남편 옆에 어느새 막내와 같이 잠을 자는 뽀삐가
나왔나보다.
"나왔어~~"
답답함을 사라지게 해주는,
요즘은 막내보다 더 귀여움 받는 뽀삐에게 말을 건네는 소리가 다정다감하다.

어찌 동물이 사람과 한 집안에 같이 살 수있느냐 난리를 치던 내게 세상에 이런 일이~
되어버린 귀염둥이 우리집 강아지.
가끔 집안 분위기를 급속도로 바꿔 주는 역할을 하기도 해서 더 고맙고 사랑스럽다.

7시 13분.
왠일인지 아직 나오질 않는 막내.
이젠 편안하게 텔레비젼 볼륨을 높이고 있는 남편.

조금 멈추어진 내 심장의 박동소리.
막내방 에서 들리는지, 내 환청인지...샤워 물줄기 소리가 들린다.
그래!~뭐를 하던 늦게 늦게...되도록 느읒게 거실로 나와다오.
오늘 아침은 너 굶겨도 좋다고~ 후후후

7시 21분.
9시 출근 이면 8시 55분엔 집을 나갈텐데...
어쩌나~ 찌개를 댑히고 아침을 먹여야 하나 말아야 하나~
갑자기 또 차에 다녀온다고 주차장에 내려가지만 않으면 되는데, 차 속이 자기 비밀 금고나
되는 양 뭐든 가져다 쌓아두곤 가끔 차에 다녀온다고 지하주차장까지 오르락 거리는 녀석이라
오늘은 어떠할지 모르겠다.

차라리 안전하게 출근시간이 임박해서 몸짓이 바빠 질때 태연하게...
"너 오늘 시간 없을것 같아 엄마가 스피아 키로 니 차 청소했다" 하는게 낮겠지.

에그... 오늘은 이래저래 좋은 일 하고도 착한 엄마 소리듣긴 틀렸다.
청소를 했다 하면 눈이 환할정도로 반짝반짝 별빛을 만들어내는 막내가 그 한번을 하기가
어찌나 어려운지,우리집 에서 제일 바쁜 딸내미 인지라  시간도 없겠지만, 그 이쁜 차를 엉망으로
만들어 내고...
만물백화점 인지,고물상인지...차 안에 도대체 없는 게 없다.

정이 많아서인지 무엇 하나 버리지 못하는 성격.
이것은 어째서....저것은 또 어째서...물건은 물론이고 종이 한장에도 다 애틋함을 느껴대니
뭐든 버리질 못하고 제일 안전한 자기 차 안에 모셔둔채 애지중지 그저 함께 다닌다.

오늘은 한국에서 여중 동창이 여행손님으로 이곳에 왔다는 기별에, 40년 만에 처음 만날
동창 친구를 퇴근길의 막내가 함께 동행을 해준다고 했는데, 차 청소를 안 해놔서 벌어진
헤프닝 이다.
자기 물건에 손을 대는걸 엄청(정말 엄청나게) 싫어하니 해줄 수도 없고,
저 또한 시간이 없으니 하지도 못하는걸 아는데...
이크!~드디어 나왔다.

얼굴에 잠이 덜깬 몽롱한 얼굴로 다시금 들어간 뽀삐를 안고 나오더니 주방에 전기스토브를 켠다.
아!~다행이다 밥을 먹을려나보다.
"엄마가 해줄께."
얼른 불을 켜고 국과 찌개를 댑힌다.

이 녀석이 샤브샤브 를 좋아해서인지 그것만 해놓으면 밥을 빼먹지 않고 잘 먹는다.
밥상을 챠려주곤 최대한 늦게 밥을 먹게 하고저 별 생각이 없는 내 것도 준비해서 컴터 옆
테이불에 나란히 앉는다.

인터넷을 하면서 아침을 먹는 아이에게 좀더 시간을 벌려고 말을 계속 시킨다..
이런저런..재미없는 온갖 소리에 애가 별 반응을 안 보인다.
엄마는, 엄마가 얼마나 재미있는지를 자신은 모른다 할 정도로 말을 하면 까르륵 숨이 넘어가게
웃는 아이가 오늘은 재미가 없는지 무표정이다.

그래도 머리속 에선 계속...담엔 또 무슨 말을 하지?...또 또..
억지로 이러다보니 이무래도 자연스럽지 못한 엄마의 태도에 눈치를 챌 것 같아 그만 스톱을 했다.
이래저래 시간을 보니 8시 4분이다.
원래 10분이면 대충 밥 수저를 놓는 아이에게 3배나 시간을 벌은 셈이다.
이제 샤워를 하러 들어간다.

설거지 를 하면서 후!~하고 의미심장한 미소를 띄웠다.
조금 편안하게 쉬고 있는데, 이크~
뒤에서 뭔가 지나가는 느낌이 들어 돌아보니 아이가 뭘 가질러 나온듯 하다.
이래서 죄 짓고는 못사는가 보다.
우잉!~그런데 이것도 죄일까?

이제 8시 40분.
이젠 어느 정도 소화도 됐을듯 싶고 샤워도 마쳤으니 이제 살살 방에 들어가서 최대한 자연스럽게
얘기를 해줘야 할것 같다.

아!~ 또 떨리기 시작한다.
애가 큰 예민반응 안보이고 넘어가줘야 하는데...
아침 출근길의 아이를 기분 나쁘게 하면 안되는데...!

차에서 꺼내온 막내 지갑을 주면서 자연스레 얘기를 하려다 생각하니 혹시나 눈화장 을 하는
시간은 아닌가 싶어 다시금 거실로 나왔다.
28살이 되도록 화장이라곤 아이라인 하나밖에 안그리는데...유일한 화장인 그 아이라인을
기분나쁜 상태에서 그리게 하면 안된단 생각이다.

다시 살짝 들어가니 가뜩이나 똥그란 눈에 예쁜 줄하나 까맣게 올려져 있다.
저 이쁜 눈이 별일 없이 화난 눈빛으로 되질 말아야 할텐데…
지갑을 주면서...

"막둗아! 너 오늘 시간이 없을것 같아 엄마가 아침에 차 청소 했어 여기 지갑 있다."
아니라 다를까?
큰눈이 더 커진다.
"왜 했어어~~내가 하려고 했는데".
"니가 시간이 없잖아.( 최대한 자연스러운 목소리다)
그리고 차 안에 있던 물건들은 하나도 안 버리고 봉지에 다 담아뒀다."

"어딨어?"
"안방에"...
"왜 안방에 놔둬?"
"응 가져다 줄께."

낑낑 대고 가져오는 두 보따리를 보더니... "왜 트렁크까지 손을 대?"
"혹시 문 열일이 생길지도 모르잖아"
( 아!~다행이다 이 정도면...)

조금 있으니 딸 방에서 아!~작은 비명 소리가 난다.
강아지의 긴 손톱이 막내다리를 할퀴었나 보다.
"어~ 왜 그래?.."
강아지를 혼내면서 시선을 강아지 에게 돌리려 하는데,

"엄마 오늘 크라운 호텔에서 차 마셔"
"왜?"
"그곳도 커피숖 있잖아.
기분 나빠서 다른 곳 안가고 싶어."
"그럼 안돼에~
그곳 로비에서 만나서 다른곳 에 가자고 벌써 약속 했는데...
엄마 보러 멀리까지 왔는데 그럼 너무 미안하잖아"

아무 말 안한다.
빨리 여기서 스톱 하고 딸 내미 눈앞에서 사라져야한다. 후후후~
강아지를 대리고 다시금 나왔다.
시간이 9시가 다 되니 더 이상 말을 안한채 출근을 한다.

아!~
드디어 끝났다.
3시간 동안 줄곧 가슴을 태우던.
도대체 누굴 닮았을까? 이 녀석은...
차를 타면 말끔해진 그 안에서 기분이 좋은 게 아닌,
또 뭔가 다 잃어버린것 처럼 허전한 마음일지 모르니 미안하기 그지 없지만...

으이그~힘들다.
자식 키우기....!

27/12/10





민영
Good Friday
Easter Monday
Australia day
Anzac day

오늘부터 장장 5일씩이나 휴일에 들어간다고 신이 난 막내가 또 동네 마실 을
가려고 바쁩니다.
잠깐만 와봐!~하고 대려 와 이 글을 보여주니 (이제 4개월이 다 되어가니)
뭐야~언제적 이야~하더니 크크 하고 웃습니다.

이 녀석아!~너 때문에 그때 아빠랑 엄마랑 심장 뛰었어~~
하하하~또 웃고 가는 녀석,
지금은 대충 웃고 말지만, 나이 들어 엄마 아빠 파파 할머니, 할아버지 되고
세상 뜬 후 이 글을 보면 좀더 새롭겠지요. ^_^

윤아!~그 날을 위해 엄마가 미리 얘기한다.
우리 강아지 사랑해!~~~* 하늘만큼 땅만큼 그리고 바다만큼!!! *
(이말 은 엄마가 아빠한테 신혼 때부터 강요시킨 말이다만~^_^)

나눔 터 님들 모두에게 돌아오는 부활을 축하 드리오며…!
2011.04.22  
이진영
휴! 한참을 숨조리며 읽었습니다. 짱입니다.

저의도 둘이 어쩌다 분위기가 썰렁해지거나 하면 저의 망내 이야기 시작합니다. 부부관계에는 만병 통치입니다.

그런데 나중에 윤이가 부모한테 효도한다고 수시로 부모 불러 청소 시키면 어
2011.04.22  
진영님께!
ㅎㅎ~
글쓰시다 남은 뒷글은 어느곳으로 갔을까아요?
흠...그 다음은 무엇일까?
뭐라 하시려다 말았을꼬!!

하하하~~^_^
2011.04.22  
민영
이쁜걸 시샘하는 그 마음엔 무엇들이 담겨있을까?
조용히 서있는 차를 주우욱~~길게 그어놓았던걸 처음 발견했을때의
그 속상함.
연이은 크고작은 사고들.

그리고...
얌전히 주인을 기다리고 있던 차에 유리창을 주먹으로 친건지...
무슨 주먹이 그리도 쎘을까?
약을 먹은 사람인지...
권투선수인지...

며칠째 주차장에 방치한 그 차를 차마 볼 수가 없어 그냥 놔두다가 어쩌다
보게된 그 참혹함.
너무 속이 상하다.

한국관 달리 문제 해결이 되는데 6개월에서 1년이 걸린다는데...
이 지구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사람들.
좋은이가 더 많다고 보지만, 간혹 생겨나는 고약한 습성을 지닌 사람들.

자신에게 해를 주지 않았슴에도 시기하고 질투하는 나쁜 버릇.
속에 담겨진 울화를 왜 그런식으로 풀어나갈까?
그래도 애가 다치지 않았슴에 감사를 드리면서...!

하느님!
먼지처럼 떠도는 세상 모든일중 나쁜건 비켜갈 수 있도록 도와주시옵고.
가슴속 생채기들로 남에게 해꼬지를 하는 사람들의 마음안에 청아함을
부어주시어 ,그들의 아픔이 하루속히 치료되고 웃음꽃 피어오르는 인꽃
들의 숫자가 나날이 늘어갈 수 있게 되길 기원 드립니다.

아앙!~속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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