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산더와 루포의 아버지인 구레네 사람 시몬이, 마침 일을 마치고 그 길을 지나고 있었다. 병사들이 그에게 예수의 십자가를 지게 했다. 병사들은 예수를 '해골 언덕'이라는 뜻의 골고다로 데려갔다. 그들은 포도주와 몰약을 섞어서 만든 가벼운 진통제를 예수께 주었으나, 그분은 마시려고 하지 않으셨다. 곧 그들이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았다.
예수는 십자가를 지고 갈 힘이 없으셨다. 전날 저녁 잡힌 이후로 밤이 새도록 산헤드린 공회에서 70 여명의 공회원들에게 온갖 모욕과 괴로움을 당했고 또 다시 새벽 녘에는 빌라도 관저로 끌려가서 많은 군중들이 모인 빌라도 관저 앞에서 또 다시 여러 시간동안 재판을 받았다. 종교 지도자들이 매수한 많은 군중들이 온갖 거짓말로 떠드는 고소와 조롱을 한 뒤 빌라도가 십자가 처형을 언도 하고 병사들에게 예수를 채찍질 하라고 넘겨 주었다. 채찍질로 예수의 온 몸이 찢겨지고 또 살점이 떨어져 나간 곳에서는 피멍과 함께 피가 온몸에서 흘러 내리기도 했고 입은 옷위로 피가 번져서 십자가에 아직 못 박히기도 전에 입은 옷 위로 피가 베어 나와 옷이 피로 물들여지기도 했다. 병사들 눈에도 너무나도 지쳐서 기진한 예수가 십자가를 지고 예루살렘 바깥 골고다 언덕까지 가기란 어렵겠다고 판단을 하고는 바로 그 곁으로 지나가는 시몬을 붙잡아 강제로 십자가를 예수 대신 지고 가게 했다.
시몬은 정말 딱 예수가 비아 돌로로사(Via Dolorosa)- 빌라도 관저에서 골고다까지의 길로 지나 가는 그때에 맞추어서 지나가게 된것은 정말 너무나 큰 불운이었던 것 같다. 그 시대에 "십자가" 는 심한 중죄인만이 지고 가는 최고 수치스러운 형벌이었는데 그 재수 없는 십자가를 하필이면 딱 그 시간에 지나가게 되어서 엉뚱하게 죄도 없는 시몬이 지고 가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냥 병사가 그 수많은 군중들중 아무나 손에 잡히는대로 붙잡은 사람이 바로 시몬이었으니 정말 특별나게 잡혔다. 그러나 시몬이 그 시간에 지나가게 되어서 예수의 십자가를 지고 가게 되었던 것은 정말 큰 불행인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다. 바로 하나님께서 그렇게 하나님이 사랑하는 독생자를 위하신 배려이였으며 특히 시몬에게는 너무나 큰 축복이었고 또 하나님의 특별한 은혜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하나님이 시몬의 사람됨과 또 그 마음과 생각까지 잘 알고 그런 시몬을 택해서 마지막 십자가에 가기 전에 예수와 함께 나란히 예수가 고통 스럽게 걸어 가는 길에 함께 동행하는 예수의 반려자로 삼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과 또 시몬에게는 하나의 선택을 받았다는 것이 얼마나 굉장한 복이 아닐수 없다. 십자가를 향해 걸어 가는 예수! 그 예수 옆에서 예수의 십자가를 지고 어깨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또 쓰러지려고 할때는 예수를 부축 해 주기도 하며 예수의 손을 잡아 주기도 하며 예수와 함께 예수의 걸음 걸이 하나 하나와 함께 맞추어서 걸어 가는 시몬, 예수보다 더 빨리도 아니고 또 더 늦게도 아닌 걸음! 예수의 발걸음에 발을 맞추고 또 예수의 지친 걸음에 온 마음을 다해 배려 하면서 걸어 가는 시몬...... 아마도 하나님은 그렇게 살점이 떨어져 나가고 채찍으로 온 몸이 찢겨져 피로 덮여 있는 당신의 외동 아들 옆에 함께 있고 싶은 그 마음은 오죽 했을까? 그 아들을 위해 특별히 하나님 대신 시몬을 택해서 당신 아들 옆에서 함께 걸어 가게 했을 거라는 생각이 간절하다. 예수 옆에서 예수의 숨소리와 기진한 몸으로 힘들게 언덕을 올라 가는 모습을 옆에서 다 듣고 다 보았으리라! 또 이런 시몬의 동행이 예수에도 얼마나 큰 도움이 되었을까?
이런 시몬이 골고다 언덕에 도착해서는 가장 가까운 곳에서 자기가 지고 온 십자가 위에 예수가 누여지고 손바닥을 펴게 하고 병사들이 못을 박는 모습, 그리고 두 발바닥을 포개어서 큰 사각 쇠못으로 못 박히는 모습.... 모두다 보았을 것이다. 이 시몬이 이렇게 십자가에 못 박히는 예수를 보면서 어떤 생각을 했을까? 또 그 마음은 어떠했을까? 십자가의 형벌과 고통을 제일 가까운 곳에서 두눈으로 안타까운 마음으로 다 보면서 우리 인간은 누구인가? 죄 없는 예수가 왜 우리를 위해 죽어야 했을까? 왜 저런 고통을 당해야 했을까? 우리가 예수에게는 어떤 존재이길래..... 우리를 위해 저런 고통을 당하고 십자가에 달리는 예수의 은혜와 사랑을 경험 하지 않았을까 싶다.
그 후 시몬에 대한 얘기는 별로 성경에 나오지 않는다. 대신 바울이 로마 교인들에게 보낸 편지 맨마지막 장에 예수의 택함을 입은 시몬의 아들인 루포에게 인사를 전해 달라고 썼다. 그리고 루포의 어머니 즉 시몬의 아내는 곧 바울 자신의 어머니와 같은 분이라고 인사를 전한다. 아마도 시몬이 후에 기독교 교회에 잘 알려진 사람으로 마가는 시몬의 두 아들의 이름까지 확실히 후세에 전하고 있고 마태와 누가도 시몬이 구레네에서 온 사람이라고 잘 알고 복음서를 쓴것 같다.
예수님의 고난 주간이 다음 주일로 다가 왔다. 우리 모두가 우리의 평생의 삶을 사는 동안 예수의 십자가를 통해 우리에게 주신 사랑과 구원, 믿음, 은혜 그리고 복음을 우리 마음에 또 우리의 삶에 지니고 예수와 함께 나란히 걸으면서 예수의 마음과 발걸음에 맞추어서 걷는 우리의 삶이 된다면 아마도 우리 모두 시몬과 같이 하나님이 특별히 택하신 복된 사람이 될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며 이 말씀을 묵상해 본다.
그리고 우리의 삶이 다른 사람의 마음의 짐과 어려움을 대신 나누어 져 주고 그들의 외롭고도 어려운 고통의 삶과 함께 발을 맞추어서 옆에서 어깨를 나란히 같이 하며 동행 해 주는 그런 친절과 사랑의 사람이 되는 것이 바로 우리 복된 인간의 삶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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